갈아 입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맥킨지가 제안하는 생존 팁

2025년 패션 시장 트렌드

2024.11.25



이렇게 절망적일 수가 있을까요? 패션 브랜드 CEO들 중 무려 80%가 2025년 세계 패션 산업에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해요. 계속되는 경제 불황,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 생산 비용의 증가, 경쟁의 심화 등 어느 하나 쉬워 보이는 게 없죠.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화의 실마리를 미리 알 수 있다면 해결책을 찾는 시작점에 설 수 있으니까요. 빠르게 변하는 패션 업계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패션 스타일만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글로벌 전략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and Company)와 패션 미디어 기업 비즈니스 오브 패션(The Business of Fashion)이 발행한 <2025년 패션 시장 트렌드(The State of Fashion 2025)> 리포트를 살펴볼게요. 내년도 패션 트렌드를 3가지 카테고리, 10가지 관점에서 다각도로 다룬 이 리포트를 통해, 얼마 남지 않은 2025년을 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2025 패션 시장 트렌드 미리보기

 #1. 세계 경제의 변화 - 새로운 중국을 찾아서

 #2. 소비자 트렌드 변화 - 마음을 열어야, 지갑이 열린다

 #3. 패션 시장의 변화 - 진퇴양난의 패션업계, 진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라




패션만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분야가 있을까요? 한여름에 가을, 겨울 옷을 선보이고 내년 패션 트렌드와 올해의 컬러를 앞다투어 선정하죠. 얼마 전까지는 발레코어 룩이 유행했던거 같은데, 벌써 유행이 지났다는 얘기도 들리기도 하고요. 패션 트렌드의 사이클을 이해하면 놀랄만한 현상은 아니에요.


패션 트렌드의 생애 주기가 짧아졌어요. 무려 20년에서 2주로요. 패션의 트렌드는 5가지 과정으로 뜨고 진다고 해요. 시작은 소수의 선두주자가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Introduct)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뜨게(Rise)되어요. 모두가 아는 트렌드가 되며 정점(Peak)을 찍고, 점점 쇠퇴(Decline)하다가 사라지죠(Obsolescence).


그동안은 트렌드의 사이클이 20년 주기였어요.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사이클이 끝나면서 기억에서 사라진 뒤 다시 레트로라는 명목으로 돌아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죠. 이를 ‘20년 법칙'이라고 불러요. 촌스러워 보였던 20년 전 패션이 다시 유행을 하고, 옷장의 부모님 옷들이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과 비슷해 보이는 이유예요.


20년에서 2년으로, 2년에서 2주로. 20년 주기의 패션 트렌드가, 불과 몇 년 전에는 수년으로, 최근에는 한 달 심지어 짧게는 몇 주까지 줄어들었어요. 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나오고 몇 주가 지나면 유행이 지났다고 느껴지고, 심지어 들어보기도 전에 트렌드가 지나버린 상황도 생기는 시대가 온 거죠.


SNS 발달과 초 연결된 네트워크 때문이에요. 어제 인플루언서가 입고 나온 아이템이 다음날 트렌드가 되어버리고, 지난달 유행했던 트렌드가 오늘은 촌스러워져 버리죠.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유통 채널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이템도 언제든 받아볼 수 있고요.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패션 스타일만큼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해요. 오늘은 2025년 패션 업계 트렌드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해요.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and Company)와 패션 미디어 업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The Business of Fashion)이 발행한 <2025년 패션 시장 트렌드 (The State of Fashion 2025)>를 함께 살펴 볼게요. 이 리포트에서는 2025년 패션 트렌드에 대해 3가지 카테고리, 10가지 관점에서 메세지를 던져요. 내년 패션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요?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세계 경제의 변화 - 새로운 중국을 찾아서



#1-1. 무역의 새로운 판이 열린다 (Trade Reconfigured)


패션 비즈니스의 핵심 중 하나는 생산이에요. 더 낮은 가격에 생산해 더 빠르게 공급해 더 비싸게 팔아야 하니까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낮은 생산원가를 무기로 주요 제조국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어요. 중국-미국 간 해상 운임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3개월만에 165%가 상승했죠. 여기에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지며 패션 브랜드의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비용은 늘어났는데, 관세가 더해지며 수익성은 떨어졌어요. 자국 무역을 보호하려는 움직임 때문이죠. 2015년 대비, 2023년 관세 제한 건수가 5배가 증가한 3,000건에 달했고, 특히 중국발 수입 상품에 대해서 전 세계적으로 관세를 매기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죠. 그래서 패션 브랜드도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중국을 찾고 있어요.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등이 그 대상인데 인건비만 놓고 보더라도 중국보다 50% 이상 저렴하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어요.


니어 쇼어링(Near Shoring)의 증가도 중국의 영향력을 낮추고 있어요. 니어 쇼어링은 판매 시장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지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해요. 니어 쇼어링은 그동안 주목을 많이 받지는 못했어요. 시장과 가까운 지역은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이죠.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서 생산을 하고 저렴한 물류비로 이동하는 것이 정석이었죠. 그런데 물류비와 관세가 늘면서 상황이 역전된 거예요.


예를 들어 중국의 의류 업체인 ‘쉬인(SHEIN)’은 서유럽 시장을 타깃하기 위해 터키로 주요 생산 설비를 이전했어요. 터키의 1,000개 가까운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쉽을 맺었죠. 덕분에 평균 160일 정도 걸리던 운송 시간을 50일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1-2. 아시아의 지는 해, 뜨는 해 (Asias New Growth Engines)


중국이 느려지고 있어요. IMF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5% 수준이에요.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 3%에 비하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전의 중국 성장률 평균이 7%라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는 셈이에요. 2029년에는 3.3%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성장이 멈추자, 소비도 줄어요. 2024년 상반기, 중국 의류 시장의 성장률은 1.3%에 불과해요. 이는 경제가 멈춰있었던 코로나 기간의 성장률인 3%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죠.


그런데 중국의 빈자리를 다른 아시아 국가가 채우고 있어요. 인도와 일본이 그 주인공이에요. 패션 회사 CE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래 중국 시장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7%에 불과한 반면 인도는 67%가, 일본은 63%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패션 시장은 일반적 의류 상품을 판매하는 논 럭셔리(Non-luxury) 시장과 비싼 명품을 취급하는 럭셔리(Luxury) 시장으로 구분하는데, 인도는 두 시장 모두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요. 논 럭셔리 시장을 견인하는 건 인도의 중산층이에요. 미국과 서유럽의 중산층을 합한 수보다도 많은 4억 3천만명이 지갑을 열고 기다리죠.


이들 대부분이 나이가 젊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도 장밋빛이예요. 럭셔리 시장은 인도의 상류층이 견인하죠. 이들을 겨냥하기 위해 지오 월드 플라자, 갤러리 라파예트 같은 고급 백화점이 인도에 들어오고 있어요.


일본도 매력적인 시장이에요.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코로나 이후 2자릿수 성장을 하며 회복했고, 패션 브랜드들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엔저 덕분이에요. 38년 전 현재 가장 낮은 엔화가치로, 전 세계에서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어요. 2024년 상반기에만 2천만 명이 일본을 찾았어요.



#2. 소비자 트렌드 변화 - 마음을 열어야, 지갑이 열린다



#2-1. AI가 줄여주는 선택 장애 (Discovery Reinvented)


너무 많은 선택권으로 쇼핑이 어려우셨던 적 있으신가요? 소비자의 74%가 온라인 쇼핑몰의 지나치게 많은 선택 옵션에 압도 당해 때문에 구매를 꺼린다고 해요. 고비를 넘기고 구매하기로 마음먹어도 ‘선택’이라는 진입 장벽이 남아있는 거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면, 제품 검색부터 시작해요. 고객의 69%는 구매 여정이 브랜드 검색 창에서 시작한다고 답했어요. 그런데 이 경험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검색 결과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우도 있고, 검색하는 UX가 불편할 수도 있어요. 무려 80%의 고객이 검색 경험에서 불만족을 느끼고 사이트를 떠나요. 그래서 소비자들의 선택 장애를 줄이고, 이들을 더 오래 머물게 하는 방법이 필요해졌어요.


패션 브랜드가 해결책으로 찾은건 ‘생성형AI’예요. 2025년 주요 패션 브랜드들은 생성형AI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고객들의 니즈와 고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구글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79%가 생성형AI가 본인들의 니즈를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기를 원하고, 82%는 생성형AI가 쇼핑 시간을 단축시켜 주기를 원해요.


©Zalando



#2-2. 나이를 먹을수록 지갑은 무거워진다 (Silver Spenders)


시니어의 역습이 시작되었어요. 그 동안 많은 패션 브랜드가 MZ를 외치고 있었지만 이제는 ‘실버 세대'가 패션 소비의 주축이 되고 있거든요. 2025년 50대 이상의 글로벌 소비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반면 얇은 주머니 사정으로 MZ의 소비는 줄고 있어요. 용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물가에 대비해 이미 소비를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죠. 미국 Gen-Z의  73%는 비싸진 의류 가격으로 패션에 쓰는 금액을 줄이겠다고 하고, 영국 Gen-Z의 70%는 지금보다 더 가성비 있는 패션에 소비를 추구하겠다고 해요.


또한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MZ는 좋은 고객이라고 볼 수 없어요. 그들은 새로운 브랜드와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쫓아다녀요. 옷장을 열어보면 20대의 경우 같은 브랜드가 있는 비율이 29%, 50대 이상의 옷장에는 52%에요. 계속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다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도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젊은 층을 잡기 위해 광고와 프로모션에 적극적이었어요. 결과적으로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젊은 층은 구매력도, 충성도도 낮은데 경쟁은 높아진 시장이 되어버렸죠. 이런 배경에서 실버 세대가 급부상한거죠.


우선 실버 세대는 절대적인 모수가 많아요. 의학의 발달로 기대 수명은 늘어났고, 사회의 성숙으로 출산율은 감소하고 있거든요. 2050년에는 1/3 이상이 실버 세대가 될 예정이죠.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두터운 패션 소비층이 될 준비가 되어 있어요. 게다가 오랜 시간 축적한 부와,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만들어 놓은 실버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패션에 쓸 수 있는 절대 금액이 많아요. 덕분에 경기가 어려워져도 이들은 패션에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아요.


그렇다면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성들을 이해해야 할까요? 우선 실버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쇼핑하는 시간이 적고,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아요. 그리고 디자인과 브랜드 인지도 보다는 기능을 우선 시 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가격보다 가치에 무게중심을 두어요. 온라인 쇼핑 경험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매장 경험 설계도 중요하고요. 새로운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들도 발맞출 준비를 해야 해요.



#2-3. 소득이 늘어도 소비는 그대로 (Value Shift)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요. 물가는 상승하고,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패션에 돈을 쓰던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거예요. 경기 불황에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문제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데도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80%의 소비자들이 2025년에도 의류, 신발, 액세서리에 2024년과 비슷하거나 더 적게 지출할 거라고 얘기하고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 조차도 여행, 외식 등 패션이 아닌 분야에서 소비를 할 예정이라고 해요.


같은 연장선 상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가성비 중심으로 변하고 있어요. 맥킨지에서는 크게 3가지로 소비 형태가 변할 것으로 봐요. 1. 할인 매장 전성 시대 2. 중고거래의 활성화 3. 하위 호환 제품의 증가예요. 공통점은 가치있는 소비를 추구한다는 거죠. 


우선 지금보다도 더욱 저렴한 물건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할인 매장을 더 많이 방문할 거라고 해요. 실제로 할인 매장의 매출은 2023년 대비 2024년 1.8배 증가했죠. 중고 거래의 활성화도 계속 될 전망이에요. 2025년 중고 거래시장은 전체 의류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계속 커져갈 예정이에요. 소비자들이 중고 거래를 하며 느끼는 만족감이 커졌기 때문이죠.


이에 맞춰 패션 브랜드들도 중고거래를 활성화 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있어요. ‘산드로(Sandro)’는 소비자가 중고 산드로 제품을 가져오면 매장에서 쓸 수 있는 크레딧으로 환급해주기도 하고, 중국의 패션 브랜드 ‘쉬인’은 고객들이 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자체 중고거래 플랫폼을 오픈했어요.


©CNA


마지막으로 ‘듀프(Dupe)’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이에요. 고가 브랜드나 명품 대신, 기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를 찾는 하위 호환 소비를 의미하죠. 예를 들어 룰루레몬 같은 경우 비슷한 디자인을 절반 정도의 가격인 3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짐샤크, 헬로 와이비엘, 할라라 등이 있어요.


미국 소비자의 1/3 정도가 듀프 제품을 구매해본적 있다고 대답할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에요. 게다가 절약하기 위해 듀프 브랜드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력이 되면서도 듀프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하나의 패션 트렌드가 되었어요.  이런 트렌드에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룰루레몬은 듀프 브랜드의 레깅스를 가져오면 룰루레몬 레깅스로 바꿔주는 팝업을 했고, 이때 방문한 고객의 50%가 신규 고객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어요.



#3. 패션 시장의 변화 - 진퇴양난의 패션업계, 진화가 필요하다



#3-1. NPC에서 MVP로, 매장 직원의 진화 (The Human Side of Sales)


포스트 코로나 효과가 끝나고 있어요.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이 끝나며 오프라인 경험을 즐기기 위해 문 밖으로 나왔어요. 하지만 그 열기가 끝나며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어요.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시장 사이즈가 팬데믹 이전을 회복했고, 이에 두자릿수로 성장하던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률도 1~2% 수준으로 감소했어요.


성장은 둔화되었는데, 경쟁은 치열해졌어요.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여 바로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 경험이 만족스러워야 구매를 고려하죠. 그래서 이전에는 단순히 물건만 팔면 되는 매장이었지만 이제는 고객 만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진화했어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어플로 결제를 하는 등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 되었지만 이들이 매장 경험의 핵심은 아니에요. 맥킨지가 매장 경험의 차별화 포인트로 본 것은 오히려 ‘직원’이죠.


매장 직원의 고객 응대가 매장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는 구매 전환, 장기적으로는 충성 고객이 되느냐의 여부가 결정돼요. 2022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낀 고객의 75%가 해당 매장에서 더 많은 금액을 쓰는데 열려 있었고, 매장에서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 원인의 20%가 직원의 불성실한 응대 때문이었어요. 그 동안 직원들의 역할이 시키는 일을 중심으로 하는 NPC 였다면, 이제는 모든 업무를 잘해야 하는 MVP가 되어야 하는 시대인거죠.



#3-2. 코로나보다 더 큰 위기, 온라인 시장 (Marketplaces Distrupted)


온라인 시장도 전에 없던 위기에요. 게다가 2025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죠. 근본적인 이유는 지금의 온라인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온라인 시장은 낮은 광고비를 이용해 대량의 광고로 노출을 늘리고,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 전략이었어요.


그런데 고객 전환 비용이 늘어버린 거죠. 2017년 대비해서 2022년에 고객 1명을 획득하기 위한 비용이 60%가 상승했어요. 패션 브랜드의 범람으로 고객에게 수 많은 브랜드가 노출되다 보니 전환된 고객도 금방 이탈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죠.


반품도 온라인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반품 과정도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니 중대한 결함이 아니라면 참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반품 과정도 편리해지고, 반품 비용도 없거나 적어, 고객들도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반품을 해요. 물류 전문가에 따르면 판매되는 약 20~30%가 반품된다고 하는데 이는 온라인 시장의 수익 악화와 직결되죠.


‘브라케팅(Bracketing)’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어요. 원래는 하나의 사진을 여러 조건으로 찍어 최적의 사진 한 장을 건지는 사진 용어인데, 자기에게 맞는 의류 사이즈를 찾기 위해 다양한 사이즈, 다양한 스타일을 한번에 주문해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 이외의 것들은 반품해 버리는 현상을 일컬어요.


새로운 경쟁자들도 등장했어요. 중국의 쉬인, 테무와 같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들이 등장하며 기존의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어요. 코로나 시기,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을 때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으며 성장했지만 정상화 이후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요. 최대 98% 주가가 떨어지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도 있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온라인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 고객이 평생 구매하는 라이프 타임 밸류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고객 데이터 판매 등 기존 패션 분야가 아닌 비즈니스에서 수익모델을 찾기도 하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AI기술 등을 접목해 운영상의 비용을 줄이는 등 쉽지 않은 환경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죠.



#3-3. 스포츠웨어의 춘추전국시대 (Sportswear Showdown)


스포츠웨어 시장은 전에 없던 전성기에요. 사람들이 그 언제보다도 건강에 관심을 갖고 운동을 하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거든요. 패션 시장 전체의 성장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커지고 있는 카테고리이기도 하죠. 물론 그렇다고 쉬운 시장은 아니에요. 커지는 시장 만큼 경쟁도 치열하거든요.


기존 스포츠웨어 시장은 소위 말하는 사천왕의 시대였어요.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그리고 ‘언더아머’가 그 주인공이죠. 전통의 강호가 지키던 시장에 도전자들이 생겨나요. 운동화 브랜드 ‘아식스’, 아웃도어 브랜드 ‘데커스’,  요가 브랜드 ‘알로 요가’ 등 여러 스포츠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나타났죠. 2024년 도전자 브랜드의 스포츠웨어 시장 점유율이 전통의 강호를 넘어 5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Believe in the run


도전자들이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요 이유는 이들이 보여준 기술적 혁신 덕분이에요. 전통 스포츠 브랜드는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을 더 좋게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니 고객들이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였어요.


반면 도전자들은 전에 없던 기술적 혁신을 구현하다 보니 고객들이 새로움을 차별적으로 느꼈어요. 러닝화의 대명사 ‘호카’는 미드솔을 오버사이즈로 만들어 독특한 쿠션닝과 동시에 디자인적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이끌어 냈어요. 스위스의 러닝 브랜드 ‘온’도 기존에 러닝화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포드 형태를 이용해 달리는 사람을 위한 서포트 시스템을 구현했죠.


기존 브랜드보다 더욱 세부적인 분야를 집중 타깃한 것도 특징이에요. 기존 강호가 진출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의 스포츠를 커버하고, 이들 분야에서의 전문가를 위한 더 니치한 제품을 선보이죠. ‘룰루레몬’은 기존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선점하지 못했던 여성 요가복 세그를 선점해 2021년 60억달러(약 8조4천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아요.


운동 커뮤니티를 공략하기도 해요. 액티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뷰오리’는 캘리포니아 남부 요가 커뮤니티를, ‘호카’는 러닝 클럽 기반의 팬 커뮤니티를 만들어요. 이들은 앰버서더를 자처하며 브랜드의 홍보를 도맡고, 건강한 커뮤니티의 이미지가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죠.



#3-4. 부족해도 고민, 남아도 고민 (Inventory Excellence)


패션 브랜드에 있어서 재고는 영원한 숙제에요. 남아도 고민, 모자라도 고민이거든요. 남는 재고는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재고비용이 되고, 부족한 재고는 그만큼 못 팔아서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최근 패션업계의 재고관리가 요즘 특히 어려운 이유가 있어요. 우선은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에요. 단기간에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따른 수요 예측을 정확하게 하기가 어렵고, 그에 따라 재고 계획을 수립하는것도 어려워지죠. 기후 변화도 재고관리에 애로사항을 더해요. 전통적인 기후에서는 특정 시기에 판매되는 재고를 예측하기가 쉬웠는데 이제는 같은 시기에도 기후가 예전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재고 예측이 어려워졌어요.


복잡해진 유통망도 정확한 재고 예측을 하는데 난이도를 높여요. 제조 공장, 생산자, 유통 업체, 물류 업체, 브랜드 등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유통 라인이 늘어나다 보니 유통 체인 중 한 곳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면 전체적인 재고 수급도 영향을 받죠. 예를 들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에 문제가 생기면 물류 시간이 최대 30%까지 늘어날 수도 있어요.


소비자의 구매 복잡성도 영향을 미치죠. 과거 단순했던 쇼핑 채널과는 달리, 이제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채널들이 너무나 많아졌고, 각 채널에 맞는 재고를 정확하게 공급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에요. 결과적으로 2023년에 50억 벌의 남는 의류가 발생했는데, 동시에 재고 부족으로 매달 20% 씩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션회사 CEO들이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는 거예요. 75%가 2025년 최우선순위로 계획중이라고 답할 정도죠. 이미 효과를 보고 있는 곳들도 있어요. 프랑스의 명품 기업 ‘케링’은 AI시스템을 도입해 재고 효율성을 20%나 높였으니까요.



#3-5.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The Sustainability Collective)


패션과 지속가능성은 공존이 가능한 키워드일까요? 어려울 수 있지만 해야할 수 밖에 없는 과제가 되었어요. 패션 브랜드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 중에서도 특히 탄소 배출이 어마어마하거든요. 2030년 전세계적으로 소비하는 의류의 양은 지금보다 63% 증가한, 1억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요.


예측치대로 성장한다면 2050년에는 의류 시장이 전체 탄소배출의 25%를 차지하는 산업이 되어버릴 예정이에요. 그 임팩트를 생각한다면 다른 어떤 산업보다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많은 패션 브랜드는 2025년 ‘지속가능성’ 키워드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산업 전체적으로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전체 패션 브랜드의 18%만이 ‘지속가능성’을 성장을 위한 주요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인데, 투자 대비하여 얻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에요. 패션업계의 전체적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 1조달러(약1,50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장 증설/유통망 확장/마케팅 등 투자 대비 효용이 눈에 바로 보이는 다른 영역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명확하지 않거나 적다고 판단되는 거죠.


여기에는 소비자의 책임도 일정 부분 존재해요.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있다면 패션 회사들이 더욱 관심을 가졌을 텐데, 소비자들의 생각과 행동 사이에는 아직 괴리가 있어요. 의류를 빠르게 대량 생산하여 폐기물이 많아지는 패스트 패션을 지양한다고 응답한 영국 소비자들 중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구매를 한 기록이 있다고 해요.


그렇지만 의식적인 패션 브랜드들은 적극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요. 패스트 패션의 대표주자인 H&M은 재생가능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방글라데시에 풍력 발전소를 설치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매년 725,0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죠. 또한 캘빈 클라인, 타미 힐미거 등의 모회사 PVH는 금융사와 협력하여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브랜드를 지원하기도 해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라


지금까지 맥킨지에서 발행한 2025년 패션 시장 트렌드에 대해서 살펴보았어요. 맥킨지와 BoF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14년이 넘도록 패션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트렌드 리포트를 내었는데요.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요.


패션 브랜드 CEO의 80%가 2025년에도 세계 패션 산업은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요. 그 이유도 명확해요 계속되는 경제 불황,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 생산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경쟁 강도의 심화 등 키워드 하나하나가 한숨이 나오는 전망으로 가득하죠. 그럼에도 이 보고서에서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걸까요?


“이전의 방식은 이제 구식이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공식이 필요합니다.(The old playbook is now obsolete; the industry will need a new formula)”


맥킨지에서는 전에 없던 시장에서, 전에 없던 시작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요. 불확실성이 여전한 2025년이지만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정식을 찾아가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죠. 맥킨지가 제안한 10가지 아젠다가 만능 해결책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앞이 보이지 않는 2025년에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요?





Reference

Understanding fashion trend life cycles: The 5 stages, Heuritech

The State of Fashion 2025, BoF | Mckinsey and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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